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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가 졸업 기념으로
발간하려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의 사후인 1948년 1월 연희전문학교
동기생 강처중과 후배 정병욱에 의해 처음으로
세상에 빛을 보았다. 필사본을 유일하게 간직한
정병욱이 강처중과 의기투합해 만든 결실이었다.
정병욱은 윤동주보다 5살 어리지만, 연희전문학교
2년 후배였다. 윤동주와 정병욱은 연희전문 기숙사
생활을 거쳐 이후 종로구 누상동 하숙 생활을
함께할 정도로 우애가 깊었다.


- 하성환의 《우리 역사에서 왜곡되고 사라진 근현대 인물 한국사》 중에서 -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언제 읽어도 가슴을 저미는 윤동주의 서시(序詩)입니다.  
일제 치하 한국이 낳은 '불멸의 서사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 강처중과 2년 후배 정병욱이 아니었으면 지금
우리 앞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더 있습니다.
정병욱의 모친이십니다. 아들 정병욱이 학도병으로
나가면서 "동주형이 돌아오거나 독립이 되거든
전해 달라"는 말에 시집 원고를 항아리에 담아
마루 밑 흙바닥을 파고 묻어 보관했던
모친! 역사에는 언제나 분명
어떤 섭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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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의 넘어짐은
대부분 '좋은' 넘어짐이다.
아기의 신체는 구조적으로 바닥에 엎어지는 데
적합하다. 애돌프는 이렇게 설명했다. "아기의 근육은
부드럽고 살은 통통해요. 아기의 몸은 탄력적이고 부드럽죠."
아기들의 몸에는 최신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물리적 충격을
줄이기 위한 충격 흡수 공간과 에어백이 있다. 애돌프는
이렇게도 말했다. "아기들이 넘어지는 아주 아름다운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놨어요. 아기들은 정말 최면에
걸린 것 같아요. 아기들이 넘어지는 장면은 마치
잎사귀가 우아하게 떨어지는 모습 같거든요."


- 톰 밴더빌트의《일단 해보기의 기술》중에서 -


* 아무려면
넘어지는 것이 좋을 까닭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아기들에게 넘어짐은 일상입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 넘어지면서 자라납니다.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충격 흡수 에어백' 같은
특별한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아기가 넘어진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잎사귀가
우아하게 떨어지는' 모습이라는 표현도
아름답습니다. 아기들의 넘어짐은
'아름다운' 넘어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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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없으면 봄이 오지 않는다.
겨울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감춘다.
그러나 봄은 꽃을 피우며 세상에 자신을 활짝 드러낸다.
그러나 꽃을 피운 것은 봄뿐만이 아니다. 겨울도 내내 봄에
피울 꽃을 준비하고 있다. 한 알의 씨앗은 땅속에 묻혀
한겨울을 지나고 나서야 마침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는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땅속 깊이 묻혀서 한겨울을 지내고 나면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 이진희의《광야를 읽다》중에서 -


* 자연의 역할은 명확합니다.
그리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갑니다.
봄에 꽃을 피우는 것은 한 겨울 몸을 웅크리고
추운 날씨를 견뎌내고 있기에 가능합니다. 우리가 지금
지내고 있는 시간도 겨울만큼 힘들고 어렵습니다. 우리가
힘든 시간을 좀 더 버티는 것은 살아내기 위함이고
언젠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추울수록 더 화려하고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겨울이지만 곧 봄이 올 것을 느끼기에
참고 견디고 이겨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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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날씨
한파, 폭설.
눈 폭탄 거기다가 강풍까지
발이 눈에 푹푹 빠진다

이른 아침 택시를 탔다
버스터미널 직원으로 보이는
노인이 인사를 건넨다.

- 춥지요?
눈을 치웠더니 땀이 다 나네요.
쫙 편 어깨 하얀 웃음이 눈보다 더 희다


- 심재숙의 시집《장미, 기분이 너무 아파요!》에 실린
  시〈하얀 웃음〉중에서 -  


* 한파에 눈 폭탄이 터진
강추위에도 땀을 흘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눈을 치우느라 수고했기 때문입니다. 춥다고
몸을 움츠리면 더 추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밖으로 나가 눈을 치우면 어깨도 펴지고,
하얀 이가 드러나는 미소도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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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간은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누구나 어떤 궁극적 '헌신의 대상'을 찾는다.
자기 삶에 의미와 목적을 제공할 궁극적 가치,
지고선 같은 것이다. 그것이 신이든, 사랑이든,
사회정의든 혹은 한 국가나 정당이나 사회단체든,
또는 돈, 명예, 쾌락, 스포츠, 심지어 도박 같은
것이든, 우리의 궁극적 관심과 헌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모두 '종교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 길희성의《종교에서 영성으로》중에서 -


* 사람은 누구나
사랑의 대상, 헌신의 대상이 필요합니다.
부모, 자녀, 배우자, 멘토, 스타, 신(神) 등등.
그 대상을 위해 모든 것을, 심지어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습니다. 나를 텅 비워야 가능한 일입니다.
나를 불태울 수 있어야 하고, 온몸을 풍덩 내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고 헌신하는 것은 어떤 결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픔과 상처와 희생을
각오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평화와 기쁨을
얻는 것입니다. 헌신의 대상을 통해
내가 성장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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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셸리와 조앤 롤링,
그리고 파블로 피카소는 모두
감춰진 과녁을 맞힌 공상가였다. 그런데
공상가visionary와 상상력imagination이라는
단어에는 상상vision과 이미지image라는 말이
각각 들어 있다. 피카소는 이미지 속에서 자기가
바라보고자 하는 것을 봤고, 롤링은 이미지가 동반된
어떤 서사를 봤고, 셸리에게는 문자로 표현되는
어떤 상상이 있었다.

- 크레이그 라이트의《히든 해빗》중에서 -


* 미켈란젤로는
"나는 조각하지 않았다. 대리석 속에 숨어 있는
인물을 보며 돌을 쪼아냈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에는 '감춰진 과녁'이 있습니다. 이미지 속에
숨겨진 그 과녁은 보통의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공상가의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예술, 과학 등의
영역에서 세계적인 성취를 이룬 위인들은
대리석 속에 감춰진 과녁을 제대로
발견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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