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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여전히 인생을 사랑했지만
아무래도 예전 같을 순 없었어요.
나한테도 "의욕이 통 안 생기는구나"라고
말하곤 했지요. 하지만 엄마는 아직 죽고 싶지
않았어요. 때가 됐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이제 곧
아흔일곱이니 살 만큼 살았다고 생각했지만요.
엄마는 이제 완전히 여기 있는 게 아니었어요.
정신은 자꾸 딴 세상에 가고, 시선은
멍하니 오로지 엄마 눈에만 보이는
어떤 지평에 가 있었어요.


- 베로니크 드 뷔르의 《다시 만난 사랑》 중에서 -


* 97세 임종을 앞둔
어머니의 시선을 바라보는 자식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세상을 하직할
때를 직감한 사람의 시선은 '가시 구역'의 범주를
벗어납니다. 그러면서 이 세상과 저세상의 거리를
좁혀갑니다. 불필요한 의욕과 집착을 내려놓고
새로운 차원으로 옮겨갈 이주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수를 누리다 가시는
분의 임종은 평온하고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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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비어 있다네.
생명의 중심은 비어 있지. 다른 기관들은
바쁘게 일하지만 오직 배꼽만이
태연하게 비어 있어.
비어서 웃고 있지."


-김지수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 태풍의 눈은 고요합니다.
하늘과 바다가 뒤집혀도 요동치지 않는 중심입니다.
인체에 있는 태풍의 눈이 배꼽입니다. 마음이 혼란하고
거친 풍랑이 일 때 배꼽 맨살 위에 두 손을 포개어 얹으면
신기하게도 고요해집니다. 배꼽은 고요히 비어 있으나
태곳적 생명의 에너지를 품고 있습니다.
배꼽은 늘 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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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변치 않는
'하나'에 대한 본능적인 염원이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끊임없이
노래하여 찬탄하는 것이다. 별이 언제나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처럼 한결같이
거기 있는 존재를 언제나 찬탄한다.  


- 강기진의 《50에 읽는 주역》 중에서 -


* 밤하늘의 별.
밤이면 언제나 '거기 있는 존재'입니다.
모든 것이 변하지만 끝내 변치 않는 하나,
그것은 밤하늘의 별, 곧 하늘의 뜻입니다.
그 하늘의 뜻을 깊이 알기 위해, 옛 사람들은
별을 보고 연구하고 염원했습니다. 언제나
거기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하나뿐인 밤하늘의 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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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超人)

 

천리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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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떼가
한 방향으로 헤엄치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방향을 바꾸는 광경을 상상해 보세요.
방향을 지시하는 리더는 없습니다. 물고기들은
'내 앞에 있는 물고기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니
나도 왼쪽으로 가야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모든 일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이러한
동시성은 자연의 중심에 존재하는
위대하고 보편적인 지성에 의해
일어나며, 이른바 영혼을 통해
우리 각자에게 나타납니다.


- 디팩 초프라의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 중에서 -


* 자연을 마주하다 보면
경이로운 순간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신묘막측한 세계가 펼쳐집니다.
하다못해 한 톨 씨앗도 그 씨앗에 걸맞은 계절이
있습니다. 때가 이르면 정확히 발아합니다. 겉에선
보이지 않던 씨앗 속 모습을 세상에 펼쳐 보입니다.
누군가 진두지휘하는 존재는 따로 있지 않습니다.
그 존재는 씨앗 안에도 있고, 우리 안에도 있는
위대하고도 보편적인 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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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즐거움만 얻길 원한다면
그것은 취미로 간직하는 편이 낫다.
그것으로 프로나 최고가 되기 어렵다.
최고가 되는 사람은 지루함과 똥 덩어리에
굴하지 않고 때로 의무감으로, 때로 책임감으로,
때로 막연한 희망으로, 때로 작은 성장의 뿌듯함으로,
때로 동료애로, 때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미션과 뜻으로 매일매일 의도적으로
훈련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조금씩
전진하는 사람이다.


- 신수정의 《커넥팅》 중에서 -


* 프로나 최고가 되는 것은
너나없이 누구나 꿈꾸는 일입니다.
방법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강한 신념과
목표를 갖고 죽자 사자 최선의 반복을 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좋아서 몰입하다 보니 저절로 최고가 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고통을 만납니다.
하지만 그 고통의 경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몰입하다
시간이 훅 지나가 버리거나, 몸에 화상을 입고 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거나 하는 경지에 이르는
사람만이 고수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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