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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직업과 관계를 다 내려놓고 나면
나는 누구일까?'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있다.
지금 그런 생각 할 시간이 어디 있어.
공부해야지."


- 김제동의 《내 말이 그말이에요》 중에서 -


* '나는 누구일까'
인생 공부가 시작되는 첫 질문입니다.
옛 선조들의 공부 속에도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철학적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나'를 알아야 세상 공부도 가능합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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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진실을 바로 본다면
'너는 그래선 안 된다'는 내 생각과
관점이 나를 화나게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일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건
결국 내 마음입니다.


- 김연수의 《정견》 중에서 -


* 세상에는 수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도 있고 경천동지할 일도
생깁니다. 내가 태어나서 살아오는 동안 형성된
틀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면 전체를 제대로 보지
못 합니다. 그 틀을 치워버리고 세상을 보면
모든 뜻이 해석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나'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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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가끔 우리를
좌절시키지만/슬픔은, 절대."
이렇게 시작하는 헬만의 시가 있다.
슬픔은 우리를 좌절시킬 수 없다. 슬픔은
좌절 너머에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은 무기력하지 않다.
무기력할 겨를이 없다. 슬픔은
강렬하고 능동적인 감정이다.


- 박연준의 《듣는 사람》 중에서 -


* 슬픔은 우리 삶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기본 정서입니다.
슬픔의 반대는 기쁨이지만 하나, 한 몸입니다.
슬픔이 없다면 기쁨도 없고, 슬픔이 강렬할수록
기쁨도 강렬합니다. 정련된 금과 같은 것이
슬픔입니다. 슬픔이 아무리 깊다 해도
좌절할 필요가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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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말에는
내용보다 선율이 더 많다.
아기의 언어는 소리로 변한 침묵이다.
어른의 언어는 침묵을 추구하는 소리이다.


- 박연준의 《듣는 사람》 중에서 -


* 아기는 말을 못 합니다.
그 작은 입을 오물이며 노랫가락처럼 옹알거릴
뿐입니다. 바라보는 어른들은 너나없이 미소를 지으며
그 옹알이에 대꾸를 합니다. 근원적 태초의 선율입니다.
반면에 어른의 언어는 너무 많이 오염되어
선율을 잃었습니다. 차라리 침묵하며
아기의 옹알이 때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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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
혼자 킥킥 웃었다.
12년 전에 봤을 때보다
더 재밌게 느껴지는 이유는 뭐지?
그때는 이성재 배우가 연기한 시간강사
고윤주가 불쌍하다고 느꼈는데 다시 보니
고윤주 아내가 더 짠하다.


- 김혜정의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 중에서 -


* 같은 책을 세월이 흐른 뒤에 다시 읽으면
마음에 끌리거나 감동받는 대목이 달라집니다.
예전에 밑줄 친 곳을 보며, 그때 꽂혔던 곳과 지금의
느낌이 다름을 느낍니다. 자신의 성장 여부를 가늠하기도
합니다. 영화도 여행도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전에
본 영화, 다시 떠난 여행, 반복되는 삶의 고난과 고통에서
얻는 것은 너무도 많습니다. 안목이 높아지고
삶의 철학도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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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리는 비는 어디로 가는 걸까
길을 걷는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차도 위에 수많은 차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 민시우의 동시집 《고마워》 에 실린 시 〈나도 갈께〉 전문 -


*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어릴 적엔 곧잘 던졌던 질문입니다.
떠가는 구름을 보며 '어디로 가는 걸까.'
구름 속에서 흐르듯 가는 달을 보며 '어디로 가는 걸까.'
어른이 되면서 가장 원초적인 그 질문은 잊혀지고
그저 바삐 어디론가 정처 없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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