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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로 역사가 되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가 벌인 바둑 대국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모두 5회의 대국 결과 인공지능의 승리로 끝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이세돌 9단에게 사람들은 격려와 찬사를 보냈다. 주요 서점에서는 ‘이세돌’이란 고유명사가 제목에 들어간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도 벌어졌다.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도에서 태어난 이세돌 9단은 여섯 살 때 처음 바둑을 접했다. 아마 5단의 실력자였던 아버지는 아들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프로기사의 길로 이끌었다. 아홉 살 때 서울에 올라온 그는 권갑용 사범의 문하에서 본격적으로 바둑을 배웠고 열세 살 때 프로기사로 입단했다.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낸 건 아니었다. 10대 후반이 된 2000년부터 제대로 성적이 나기 시작했다. 그해 1월부터 5월까지 무려 32연승을 거두며 제5기 박카스배에서 우승했고 최우수 기사상을 받았다. 2002년에는 제15회 후지쓰배에서 우승하며 세계 타이틀 소유자가 되었다. 2003년 LG배 결승에서 이창호 9단을 이기고 우승한 뒤 10여 년간 국내외 대회를 휩쓸며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바둑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5월까지 27개월 연속 한국 바둑 랭킹 1위를 달리던 그는 그해 6월 박정환 9단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현재 2위에 올라 있다. 


“오랫동안 바둑을 뒀는데, 1700여 판 중 500판 이상 패배했을 거예요. 승부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바둑을 잘 두었느냐가 더 중요해요. 저는 바둑을 스포츠가 아닌 예술로 배웠어요. 바둑은 기본적으로 둘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거예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해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죠.” 


바둑 용어 가운데 복기라는 말이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국이 끝나고 여러 변화에 대해 검토하는 과정으로 주로 잘못 둔 수가 무엇인지 찾는다. 이 9단은 가장 열심히, 가장 오랜 시간 복기를 하는 프로기사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에게 처음 바둑을 배울 때부터 몸에 익은 습관이다. 승패와 관계없이 그는 머릿속에 바둑판을 그려놓고 복기를 반복한다.


“대국이 끝난 뒤 바둑 기사들은 자기가 어디서 잘못 뒀는지, 상대가 어디서 잘 뒀고 못 뒀는지 분석합니다. 저는 복기가 승패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보고 나서 틀린 문제를 왜 틀렸는지 잘 이해하고 정리해두면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맞히는 것처럼요.”


http://www.seri.org/ic/icDBRV.html?s_menu=0608&pubkey=ic20161125001&menu_gbn=9&menucd=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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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적/인공지능적 관점에서 분석한 알파고 1,2국

 

http://t-robotics.blogspot.kr/2016/03/12.html#.VuJRGPmLSCo

 

 

알파고가 시사하는 인류 사회의 미래

 

인간이 모든 부분에서 우월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증기기관을 시작으로 '힘'에서 기계가 인간을 압도하는 시기가 왔고, 이후엔 인간의 우월함은 힘이 아닌 '지능'으로 믿어져왔다. 하지만 계산기의 발명 이후 더이상 '계산'이란 부분은 인간의 장점이 아니게 되었으며, 결국 인간의 장점은 계산이 아닌 '모호함 속에 지식을 찾아내는 능력' 또는 '창의성'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정복당할 위기에 처했다. 머신러닝의 발달로 인해서 말이다. 모호함 속에서 지식을 추출하는 일을 머신러닝이 결국 해냈고, 나아가 알파고의 승리가 시사하는 바는, 이러한 패턴인식이 기존의 논리적 인공지능 방식과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멀게만 보였던 '논리(연산)'와 '경험(데이터)'이 처음으로 성공적인 합체를 이루는 순간이다.

 

그럼 정말 모든 분야가 정복된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바둑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보드게임"일 뿐, 세상인 이보다 훨씬 모호한 일들이 많다. 아직까지는 인간의 우위이다. 하지만 그 차이는 점점, 아주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결국 미래엔 '인공지능 위의 인간'과 '인공지능 아래의 인간'으로 나눠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금보다 많은 영역이 자동화 기기로 대체될 것이며, 오직 인공지능 위의 인간만이 엄청난 임금을 받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노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일부만 노릴 수 있는 특권이 될 것이며, 미래사회는 '대부분이 고용되는 세상'을 벗어나 '대부분이 실업자인 세상'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기존엔 사회적 혁명이 민중의 피로 빚어졌겠지만 이젠 아니다. 테크놀로지의 역습은 이보다 더 큰 막을 수 없는 사회적 광풍을 몰고 올 것이다.

 

첨언하자면, 늘 주장하지만 인간이 우월함을 가지는 분야는 어쩌면 지능이 아닐지도 모른다. 인간의 지능은 저렴한 CPU, GPU 들의 연산 능력과 고도로 발달된 알고리즘에 의해 정복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물론 당장은 아니지만 내 살아 생전에는 꼭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래 살아야지...) 결국 머리를 써서 노동할 수 있는 인간은 극소수일 것이며, 드디어 기계과 인간의 힘과 지능을 모두 압도하는 제 2의 기계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우월함은 어디에 있을까? 필자는 바로 "움직임"에 있다고 생각한다.

DARPA Robotic Challenge에 나온 어리숙한 동작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아마 동의할 것이다. 인간의 장점은 어쩌면 머리에 있지 않고 우리의 몸에 있다. 사람의 뇌는 엄청 많은 CPU와 GPU가 대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 몸 속의 수많은 근육들과 이들의 협응은 아직 베일에 쌓여있다. 따라서 유연한 움직임을 결합한 지능이 인간의 우월점이 될 것이란 것이다. "인간처럼 사물을 인식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나요?"에 대한 정답은 가까워보이지만 "인간처럼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나요?"라는 답은 아직도 갈 길이 요원해 보인다.

 

물론 이것도 언젠간 정복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정복되기 전까지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일자리를 뺏어간 상황에서 "몸을 쓰는 직업"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인공지능 이후엔 "움직임"을 정복하려는 기술적 도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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